너에게로 가는 길 강현국
너에게로 가는 길엔
자작나무 숲이 있고
그해 여름 숨겨 둔 은방울새 꿈이 있고
내 마음 속에 발 뻗는
너에게로 가는 길엔
낮은 침묵의 草家가 있고
호롱불빛 애절한 추억이 있고
저문날 외로움의 끝까지 가서
한 사흘 묵고 싶은
내 마음 속에 발 뻗는
너에게로 가는 길엔
미열로 번지는 눈물이 있고
왈칵 목 메이는 가랑잎 하나
맨발엔 못 박힌 불면이 있고
어머니 김종삼
들로 가신 엄마 생각
책을 펼치면
책장 그대로
푸른 보리밭
이 많은 이랑의
어디 만큼에
호미 들고 계실까
우리 엄마는
글자의 이랑을
눈길로 타면서
엄마가 김을 매듯
책을 읽으면
싱싱한 보리 숲
글줄 사이로
땀 젖은 흙냄새
엄마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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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4 · 2023.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