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째 무속업을 하고 있습니다

“16살에 신내림을 받았습니다. 3대를 이어 무속업을 하고 있어요.”

선생님께서는 웃으면서 신을 받기 이전의 과거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3살부터 죽은 자를 보았던 경험, 무속업을 세습시키기 싫었던 친부모님의 의지로 인해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과 떨어져 살았던 이야기, 그러나 결국 하늘의 뜻을 거스를 수 없어 16살에 신을 받았던 과거까지 모두 들려주셨죠.

올해로 신을 받은지 31년이 지났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거의 인생의 절반 이상을 신령님과 함께 살아왔다고 덧붙이셨습니다. 최고의 무속인은 근본부터 다르다라는 게 느껴졌습니다.

점사가 틀리는 것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제가 점사 중에 전하는 손님의 성격, 과거, 미래 모두 100% 맞아야, 만족스럽게 상담을 끝내는 것 같아요.”

선생님께서는 손님의 관상과 신령님의 말씀만으로 굉장히 정확한 공수를 전해주십니다. 대부분의 경우, 손님의 생년월일도 받지 않으신 채 상담을 진행하시죠. 제가 상담을 받았을 때에는 점사를 듣고 나니 더 이상 궁금한 점이 남아있지를 않았습니다.

이렇게 최고의 점사만이 전해질 수 있는 이유는 선생님께서 남몰래 뼈를 깎는 노력을 하시기 때문입니다. 선생님께서는 관상은 매일 달라지기 때문에, 미리 준비를 하지 않는 경우 그 날의 컨디션에 따라 손님에게 만족스럽지 못한 점사가 나갈 수도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따라서 선생님께서는 손님이 오시기 전날부터, 신령님께 기도를 올려 손님이 무엇을 궁금해 하는지, 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를 미리 전해들으십니다. 신령님의 대답은 상담 전날 꾸는 선몽이나, 상담 당시의 화경으로 돌아온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립서비스는 제가 할 일이 아닙니다

“참된 무속인이라면 있는 그대로 전달해야 합니다.”

인터뷰 내내 편하게 웃으면서 말씀하시던 선생님의 얼굴이 딱 한 번 확고한 신념이 깃든 표정으로 바뀐 적이 있었습니다. 바로 선생님의 상담 철학을 말씀하실 때였죠.

선생님께서는 무속인은 마냥 좋은 이야기만 전하는 사람은 아니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손님이 갖고 있는 가장 큰 고민에 대해서 보이는 그대로 알려드리는 것이 무속인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맑은 무속 생태계를 위하여

“어중이 떠중이 무당들이 사람들에게 편견을 만들고 있어요.”

선생님께서는 현재의 무속 생태계에 대해서 강하게 비판하셨습니다. 본인 수양은 하지 않으면서, 돈을 벌기 위해 손님을 겁박하여 굿을 하거나 신을 받게 만드는 사람들, 그저 손님의 눈치만 보면서 눈칫점으로 밥을 빌어먹는 무당들이 판을 친다고 말씀하셨죠.

지난 30년을 신을 모시면서, 이 업에 거의 평생을 바치셨던만큼, 실력부터 철학까지 확고한 신념과 자부심을 갖고 계시더라고요. 정말 믿을 수 있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천명 - 신점 후기 | 면목 소원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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