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다 알고 있습니다

“경도님은 다른 목적이 있어서 저를 찾아오신 것 같아요. 신을 믿지도 않으시고, 궁금하신 것도 없는데 억지로 질문한 것처럼 보여요.”

선생님을 찾아 뵙고서 두어 마디 하고 난 이후, 선생님께서 제게 해주신 말씀입니다. 저는 너무 놀라서 굳어 버렸죠. 워낙 역량적으로도 인성적으로도 유명한 분이라, 천명에 모셔오고자 선생님께 찾아뵈었던 상황에 이러한 말을 듣자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았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웃으시면서 이미 모두 다 보인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왜 찾아왔는지, 무엇이 궁금한지 굳이 집중해서 점사를 보지 않아도 눈에 선하다고 덧붙이셨죠. 괜히 소름 돋는 점사로 이름난 분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확실히 들었습니다.

진실된 이에게 축복을

“신을 믿고, 저를 믿는 분들에게는 뭐든지 해드리고 싶은 게 제 솔직한 마음입니다.”

선생님께서는 믿어주는 만큼 보답하는 것이 참된 무속인의 도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진실된 마음으로 자문을 구하러 오는 사람들에게, 그 마음을 알아주고 꿈을 이룰 수 있게 도와주며 앞길을 알려주는 것이 업의 본질이라고 강조하셨죠.

가장 편한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저도 신당을 다닐 때 정말 무서웠어요. 저는 손님들과 이야기할 때 절대 그런 분위기를 만들고 싶지 않아요.”

선생님께서는 신내림 이전, 신을 받아야 하는지 조언을 받기 위해 50곳이 넘는 점집을 찾아가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무속인들은 강압적인 말투로 비속어와 반말을 사용하며 이야기를 꺼내기도 어려운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하셨죠.

선생님께서 무속인이 되신 이후에는, 과거의 경험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늘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상담이 가능하도록 노력하고 계십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이야기를 편하게 털어놓고, 언니처럼, 누나처럼, 어머니처럼 본인을 대할 수 있도록 항상 신경을 쓰시는 게 제게도 느껴졌습니다.

무형문화재의 하나 뿐인 수제자

“저는 제 스승님 같은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인생에 찾아 오는 몇 안되는 귀인, 이 귀인이 선생님께는 신어머니셨습니다. 인성이 그릇된 무속인에게 사기를 당하고 방황하며 죽음까지 고려하고 있을 때, 우연히 현재의 스승님을 만나게 되셨죠. 스승님이 없었더라면 죽었을 것이라고 웃으면서 말씀하시더라고요.

선생님의 스승님께서는 국가에서 공인한 무형문화재이십니다. 무속인 사이에서도 항상 리스펙을 받는 분이죠. 이 분의 하나뿐인 수제자로서, 훌륭한 무속인으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가르침을 받았기에, 선생님께서 오늘날의 자리에 오르실 수 있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천명 - 신점 후기 | 일산 금화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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