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살린다.’ 신령님의 정신을 이어받아

“제가 모시는 신령님은 사람을 살렸던 의원이세요.”

선생님께서 모시는 신령님은 활인서에서 근무하셨던 분입니다. 활인서는 과거 조선시대에 빈민들의 구제와 치료를 맡던 관청입니다. 의료활동과 더불어, 전염병 예방 및 구제, 사망자에 대한 장례 조치까지 담당했죠.

신령님의 이러한 정신을 계승해서 선생님께서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사람을 살리고 계십니다.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고, 치유하고, 남들이 볼 수 없는 시야로 미래를 예측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죠.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점술 상담의 본질은 위와 같습니다.

손님만 살리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선생님께서는 점사에 대한 복비를 낸 손님이 아니더라도, 반드시 구원의 손길이 필요한 분들에게는 언제든지 두 팔 벌려 구원의 손길을 내미시고자 합니다.

“한 번은 직장 상사가 받는 상담 구경하러 따라온 여자분에게 나도 모르게 ‘굉장히 힘들어 보이네요. 당신 이야기도 좀 해보세요.’라고 소리를 친 적이 있어요.”

“옆에서 구경만 하는데도 제가 마음이 다 저릴 정도로 정신이 나가 있는 게 보였죠. 원래 받으려던 상담자를 제치고, 그 여자분이랑 대화를 했어요 그냥. 정신과 약을 먹고 있고 자살 시도도 하려던 친구였어요. 그날은 그분과 하루 종일 이야기했던 것 같아요. 펑펑 울고, 있는 얘기 없는 얘기 다 털어놓았죠.”

눈물 섞인 본인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던 여자분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희망과 원동력을 얻어 갔고, 지금까지도 반 년에 한 번 꾸준히 방문하며 술도 한 잔 하는 인생 친구가 되었다고 합니다.

직접 느끼는 손님의 감정

선생님께서는 신과 소통하실 때 방문하시는 손님의 감정을 똑같이 느끼신다고 해요. 너무 아프고 힘든 일이 있어 방문하시는 손님이 예약되어 있으면, 상담 전날부터 마음이 우울하고 힘들어져서 당일은 상담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상담 후에 상담자의 마음이 가볍고 편안해지는 모습을 보면, 그간의 모든 힘듦이 날아갈 정도로 기쁘기 때문에 상담을 그만 둘 수가 없다고 하셨죠.

스스로 아픔을 분담하고, 타인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 본인에게도 몹시 힘들지만, ‘사람을 살린다’라는 확고한 철학이 있기 때문에 지금의 선생님이 계신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봅니다.

천명 - 신점 후기 | 중랑 해인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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