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입을 열기 전에

“사주를 받기 전에, 손님을 보면 왜 찾아왔는지, 실제로 결과는 어떨지 대부분 다 보입니다.”

제가 선생님을 찾아뵐 때, 제 앞에 이삿날을 잡으러 오신 50대 부부가 계셨습니다. 선생님께서 솔직하게 말씀하시라고 강하게 요청하시는 목소리가 들리길래 나중에 어떤 일인지 여쭤봤죠. 이삿날을 잡기 위해 가족의 사주를 모두 넣어봤는데, 계속 어린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리길래 아들이 하나 더 있냐고 여쭤보셨답니다.

부부 분이 아니라고 대답하셨는데, 울음소리가 점점 커지길래 거짓말은 하지 말라고 말씀드린거구요. 실제로는 손님 분께 3년 전에 죽은 아들이 있는데, 떠올리면 너무 가슴이 아파 그냥 없다고 대답하셨다고 합니다.

선생님의 상담 스타일에는 굳이 피상담자의 사주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왜 찾아왔는지, 고민의 결과는 어떨지 처음 마주하는 순간 대부분 알 수 있기 때문이죠.

명인의 철학: 나는 장사꾼이 아니다

“저는 이 분야의 장인입니다. 찾아오는 분께 딱 필요한 부분만 말씀드리지, 금전적인 욕심으로 의미 없는 요청을 드리지 않아요. 이것은 평생 변하지 않을 제 철학입니다.”

이 부분에서 장인의 고집이 느껴지더라구요. 굳이 굿이나 부적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에게 이를 강요하는 일도, 쓸데없이 불안하게 만들어 한 번 더 찾아오도록 유도하는 일도 결코 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어차피 한 번 보면 이 사람이 무엇 때문에 찾아왔는지, 결과가 어떻게 될 지 모두 알 수 있기 때문에 여러 번 찾아올 이유도 없고, 굳이 치성을 드릴 필요도 없기 때문입니다.

상담 이후 ‘정도’를 걸을 수 있도록

“저는 상담 전에도, 상담 후에도 손님이 올바른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진심으로 기도를 올립니다. 정답이 없는 세상에서도 힘든 길은 있잖아요. 그런 길을 가지 않도록 돕고자 하는 게 제 진심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업의 본질에 대한 가치관이 확실하십니다. 더 나은 길을 알려주더라도, 그 말을 따를지 말지는 손님의 선택에 달려 있잖아요?

상담 이후에도 가능하면 알려 드린 길을 걸어, 좀 더 쉽고 빠르게 목적지에 달성하기를 진심으로 빌고, 설사 이를 택하지 않더라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염원하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참 가슴이 따듯해지더라구요.

천명 - 신점 후기 | 부산 강서 초연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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