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에 20대 중반의 커플이 찾아왔어요. 당시에는 영등포에 사무실을 차리고 상담을 하고 있었죠. 궁합을 보고 싶어하시더라고요. 두 분의 사주를 풀어봤어요. 10분 간 집중해서 궁합을 봤고, 있는 그대로 말씀드렸죠.

두 분은 이른 시일에 아이를 낳을 것이고, 안타깝게도 결별하실 것이라고 말씀드렸어요. 굉장히 불쾌해하셨죠. 젊은 나이에 임신이란 이야기도 싫은데 심지어 헤어진다고 하니 분위기가 급속도로 냉랭해졌고, 저도 아차 싶었습니다.

1년 반이 지나고 여성 분이 따로 찾아오셨어요. 실제로 여자 분은 얼마 전에 출산을 하셨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남자친구가 본인을 버리고 떠났다고 덧붙이셨죠. 무척 힘들다고 말씀하셨어요.

이야기를 듣고 나니 죄책감이 심하게 들었습니다. 제가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말했으면, 이러한 불상사를 맞이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죠. 지금까지도 좋지 않은 결론이 나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딜레마에 빠지곤 합니다.

제 말이 누군가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라는 확신이 들자, 정말 큰 책임감이 들었고, 이 책임감에 걸맞게 더 열심히 공부해서 정확한 상담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8년 전에 50대 여성 분이 찾아왔어요. 당시에는 압구정에 있는 재미난 조각가라는 카페에서 사장에게 스카우트를 받아 몇 달 간 상담을 했었죠. 제게 남편의 사주를 주시더니 금전운에 대해서 질문하시더라고요.

사주 자체는 무척 좋았어요. 그래서 이 사주는 기업체에 있으면 CEO를 하고, 학계에 있으면 총장을 할 사주라고 풀어드렸죠. 굉장히 좋아하시면서 현재 기업을 경영하는 대표이사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조심해야 할 부분을 덧붙여서 말씀드렸어요. 올해에 돈과 건강을 잃을 수 있는 운세가 들어와 있으니 사고를 조심하셔야 된다고 조언해드렸죠. 제 말을 들으시더니 얼굴이 굳어지시면서 작년부터 사업이 승승장구하는데 무슨 소리냐며 짜증을 내셨습니다.

이후 저는 대구로 내려와서 사무실을 차렸고, 3년 정도 시간이 흘렀어요. 저를 수소문한 끝에 이 사모님은 제게 다시 찾아오셨어요. 저와 상담을 하고 몇 달 뒤에 남편이 크게 사고를 당했다고 말씀하셨죠. 목숨은 건졌지만, 몸이 크게 다쳐서 사업을 접으셨다고 하셨습니다.

건강, 명예, 돈을 모두 잃고 나니 제가 생각나서 다시 찾았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게 있을지 열심히 찾아보았지만 마땅치 않았어요. 그 사장님은 현재 퇴원은 하셨지만, 정상적인 활동은 못하고 계신 것으로 알아요.

그 뒤 사업하시는 분들이 찾아오면, 사업운 외에도 꼭 건강운을 같이 집중적으로 봐드려요. 결국 금전과 문서는 몸이 건강해야 잡을 수 있는 것이더라고요.

사주팔자에는 정해진 직업이 있어요. 그 궤도를 따라가지 않으면, 대세운이 간섭을 하기 때문에 당장에 돈은 좀 벌어도 행복과는 거리가 멀어지죠.

8년 전 가을에 23세의 여성 분이 찾아오셨어요. 사주를 풀어보니, 교육 쪽으로 가야 하고 중고등학생보다 초등학생이나 유치원생을 가르쳐야 하는 사주였죠. 있는 그대로 말씀드렸고, 현재 아동복 장사를 하고 있지만 과거에 유아교육을 전공하셨다고 대답하시더라고요.

지금 장사는 잘 되고 있지만, 마음 한 편이 계속 공허하고 답답해서 찾아오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한 번 더 꼬집어서 여쭤봤죠. ‘그 장사, 계속 하실 수 있을 것 같으세요?’ 한참동안 제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하셨어요.

잠시 뒤에 입을 열어 그 동안 왜 이렇게 답답하게 지냈는지 알 것 같다고 하셨어요. 전공이었던 유아 교육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었는데 장사로 돈을 버는 바람에 본인 스스로 마음을 애써 외면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씀하셨죠.

지금 손님의 마음에 얹혀져 있는 무거운 짐은 유아 교육에 대한 미련 때문이고, 그 일이 잘 어울리니 다시금 공부하여 유아 교육 쪽 진로를 잡으라고 조언해드렸어요. 그리고 1년이 지나서 다시 찾아오셨죠. 유치원 교사가 되었다고 선물을 사오셨는데 정말 뿌듯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