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인으로 태어났고, 걸어왔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제 운명은 정해져 있었습니다.”

선생님의 할머니께서는 일대에서 유명한 만신이셨습니다. 과거 선생님께서 태어나셨을 때, 선생님을 보시면서 본인의 뒤를 이어 가업을 승계할 아이라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이후, 선생님께서는 19살의 나이에 신을 받으셨고, 20년 간 무속인의 길을 걸어오고 계십니다.

현재 선생님께서 모시는 신령님은 바로 이 할머니십니다. 바른 인성과 뛰어난 역량을 가진 무속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항상 채찍질을 받아 왔다고 웃으면서 말씀하셨습니다.

늘 제가 먼저 알려드립니다

“제 앞에 앉으시는 순간 대부분 보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상담을 시작하시면서 항상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제가 보이는 부분을 먼저 말씀드릴테니, 일단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후 궁금하신 부분이 있으시다면 얼마든지 질문해주세요.’

그리고 실제로 상담을 받았던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경우, 선생님의 말씀이 끝난 이후에는 질문을 드릴 필요가 없습니다. 제가 왜 찾아왔고, 갖고 있는 고민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전부 알려주시기 때문이죠.

너무 놀라서 어벙벙한 표정을 짓고 있는 저를 보며, 선생님께서는 ‘모든 사람들에게는 사주에 병이 존재하며, 이 병이 현재에 어떤 모습으로 표출되었는지,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전해드릴 뿐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끝까지 털어놓고 가셨으면 합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끝나는 시점이 상담이 끝나는 시점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손님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 역시 본인이 해야 할 본분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손님이 미래가 어떻게 될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 알게 되더라도,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이셨죠.

본인에게 찾아오는 손님들이 누구한테도 전하지 못했던 이야기들, 감정적으로 고통을 받아왔던 지난 세월들을 상담 중에 속시원하게 털어놓고, 후련한 마음으로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가셨으면 한다고 웃으면서 말씀하셨습니다.

다시 태어나더라도 이 길을 걷겠습니다

“저는 죽었다가 다시 태어나도 무속업을 할 것 같습니다.”

본인의 선택이 아닌 신령님의 뜻에 의하여 무속업을 시작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선생님께서는 스스로의 일을 너무나 사랑하고 계십니다.

세상의 어떤 업이 아프고 다친 사람들을 앞으로 이끌어줄 수 있겠느냐고 말씀하시는 선생님의 얼굴에서 진심 어린 업에 대한 보람과 행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