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으로 풀어 나가는 것

“굿이나 치성, 촛불과 부적보다 낫습니다.”

선생님께서는 굿이나 치성 같은 일을 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때로는 적재적소의 완벽한 해결책이 될 수도 있지만, 돈만 많이 들고 잘 풀리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하셨죠. 그래서 선생님께서는 상담으로 풀어 나가는 것이 가능하다면 더 좋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선생님은 사실 정말 부유하고 넉넉해서, 굿을 하고 싶어서 찾아오시는 분들은 많지 않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대부분은 공수로 힌트라도 얻고자 찾아온다고 하셨죠. 그런 분들을 위해 최대한 공수와 상담으로 해결하고자 한다는 선생님의 상담 철학이 인상깊었습니다.

지기를 느끼기에

“먼저 점사가 나올 수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먼저 말하고 먼저 알려주는 분입니다. ‘자 그래서 고민이 무엇인지 말씀해 보세요’가 아니라 ‘이런 고민이 있으시군요’라고 하시며 손님의 의표를 꿰뚫는 점사가 가능하신 분이시죠. 무속업에서는 이렇게 느낌을 받는 것을 ‘지기’를 느낀다고 합니다.

지금껏 지기를 잘 느낀다는 선생님들을 여럿 만나 뵈었지만 선생님의 점사에는 그 중에서도 돋보이는 특별함이 있었습니다. 심지어 어떤 손님의 유산을 복통으로 알아맞힌 사례도 있었다고 합니다. 먼저 알고 먼저 말씀하시기에 더 신뢰가 가는 점사였습니다.

삶의 이유를 알아야 합니다

“그것이 삶을 비옥하게 만드는 첫걸음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상담을 한다고 모두를 부자나 권력자로 만들어줄 수는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좌절 속에서 허덕일 때, 제 명(命)을 찾을 수 있도록 도울 수는 있다고 하셨죠. 자기가 왜 살아가는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는 알 수 있도록 돕겠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어떤 사람은 대통령이 되고, 어떤 사람은 소소한 일을 하면서 살아간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자신의 소명(召命)에 맞고 이치에 합당한 것이라면 일의 경중에는 선후가 없다고 하셨죠. ‘소명’이라는 단어에 담긴 깊은 철학과 현명함을 느낄 수 있었던 설명이었습니다.

부끄럽고 싶지 않습니다

“신령님 앞에 떳떳하자는 것이 제 신념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신령님을 빙자하여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고 사기를 치는 세태에 분개하셨습니다. 그리고 남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모시는 신령님께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는 것은 기본 중 기본이라고 하셨죠. 그렇기 때문에 손님들을 볼 때 항상 진심으로 대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굿이나 부적 같은 일을 강요받는 것이 풍족하지 못한 일반 손님들에게 얼마나 고통스럽고 스트레스 받는 일인지도 분명히 알고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선생님의 반듯한 마음가짐과 배려심 넘치는 말씀이 정말 반갑고 또 감사했습니다.